“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,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다.”
이 말은 스토아 철학자 **에픽테토스(Epictetus)**가 남긴 문장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말이다.
삶의 고통과 불행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,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생겨난다는 것이다.
스토아 철학은 기원전 3세기경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실천 철학으로, 내면의 평정과 이성을 중심으로 한 삶을 강조한다. 이 철학의 핵심은 감정이나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, 스스로의 이성과 판단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자세에 있다. 특히 에픽테토스는 노예 출신이었음에도 깊은 사유와 절제된 삶으로 스토아 철학의 대표 인물로 자리매김했다.
💭 감정은 억누르기보다 바라봐야 할 대상이다
많은 사람들이 ‘감정을 다스린다’는 말을 들으면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. 그러나 스토아 철학에서 감정은 억제 대상이 아니다. 오히려 감정은 이성적으로 관찰하고, 그 뿌리를 인식해야 할 대상이다.
에픽테토스는 말했다.
“타인의 말이 나를 모욕하는 것이 아니라, 내가 그 말을 모욕이라 여기는 그 판단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.”
이 말은 충격적이지만, 중요한 깨달음을 준다. 감정은 외부 사건 그 자체로부터 발생하지 않는다. 우리는 스스로의 해석을 통해 감정을 만들어낸다. 화가 난다는 것은, 그 상황에 대해 ‘분노할 만하다’고 판단했기 때문이다. 슬픔도 마찬가지다. ‘이건 잃은 것이다’, ‘회복할 수 없다’는 생각이 슬픔을 유발한다.
즉, 감정은 생각의 부산물이다. 그렇기에 감정을 다스리는 첫 단계는 내 생각을 돌아보는 것이다.
🧭 나의 통제와 타인의 통제, 무엇이 중요한가
스토아 철학의 핵심 개념은 바로 **“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라”**는 원칙이다.
에픽테토스는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의 생각, 판단, 선택, 행동뿐이라 했다. 반대로 타인의 말, 과거, 날씨, 운명, 죽음 같은 것은 어떤 노력으로도 바꿀 수 없다.
하지만 우리는 종종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지나치게 마음을 쏟는다. SNS에서의 평가, 상사의 말투, 미래의 불확실함. 이 모든 것들은 우리 손에서 벗어나 있다.
에픽테토스는 말한다.
“당신이 불행한 이유는 당신의 욕망이 외부를 향해 있기 때문이다.”
진정한 평정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할 때 가능하다. 감정을 다스린다는 것은 단지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, 무엇에 반응할지, 무엇에 침묵할지를 스스로 선택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다.
🔁 감정의 파도 속에서도 중심 잡기
분노, 슬픔, 질투, 두려움. 이런 감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다. 스토아 철학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 무감정 상태를 추구하지 않는다. 다만 그 감정에 휘둘려 자신을 잃지 않도록 훈련하라고 말한다.
예를 들어, 누군가가 나에게 모욕적인 말을 했을 때,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, 그 감정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는 것이다.
“지금 이 감정은 정말 나에게 필요한가?”
“이 감정을 따른다면 나의 삶이 더 나아질까?”
이런 자문은 감정을 ‘억누르는’ 것이 아니라, ‘관리하는’ 과정이다.
에픽테토스는 이러한 훈련을 반복할수록 감정과 이성 사이의 거리가 생기고, 그 거리가 곧 내면의 자유를 만들어낸다고 보았다. 자유란, 외부 환경이 아니라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순간에 비로소 생긴다는 것이다.
✅ 지금 내 삶에 적용해보자
1. 감정을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연습하기
하루 동안 내가 가장 강하게 느꼈던 감정을 하나 골라 적어보자. 그 감정은 어떤 생각에서 비롯되었는가? 단순히 "짜증났다"가 아니라, "나는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"처럼 보다 명확하게 감정의 원인을 찾아보자.
2. 나의 통제 목록 만들기
하루 중 내가 신경 쓰고 있는 것들 중, 진짜 ‘내가 바꿀 수 있는 것’과 ‘내가 바꿀 수 없는 것’을 구분해보자. 전자에 집중하고, 후자에 대해서는 내려놓는 연습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감정의 파도는 훨씬 잔잔해진다.
3. 감정을 기회로 바꾸기
불안하거나 분노가 치밀 때, 그것을 나의 수련의 기회로 삼아보자.
“이건 내가 평정심을 기를 수 있는 좋은 연습이다.”
이런 인식의 전환만으로도 감정에 대한 태도는 완전히 달라진다.
📚 함께 읽으면 좋은 책
- 『엥케이리디온(Enchiridion)』 – 에픽테토스
짧지만 깊이 있는 문장들로 구성된 스토아 철학 입문서. 감정과 태도에 대한 핵심 조언이 가득하다. - 『명상록』 –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
로마 황제가 일상 속에서 자신에게 남긴 철학적 메모들. 자기 감정과 생각을 통제하는 법을 보여주는 고전. - 『감정 수업』 – 마사 누스바움
감정이 인간의 삶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, 어떻게 감정과 더불어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철학적으로 탐구한 책.
에픽테토스는 말했다.
“당신의 평온함은 외부가 아니라 당신 안에 있다.”
감정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도, 나는 나를 지킬 수 있다.
그것이 진정한 자유, 진정한 평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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